뉴스앤조이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깊은 생각에 잠기는 유다.
우리 교회에 지난 해 오래된 신자가 다시 돌아왔다.
그분은 나와 함께 십대와 이십대의 거의 대부분을 우리 교회에서 함께 한 일년 선배이다.
바울처럼 어리석게 자랑질을 한다면 경기고 서울대 현대그룹, 지금은 사장이다.
그 선배는 사랑의 교회가 서초동에 거대교회를 완공하자 청년시절을 함께 했던 우리 교회로 (돌아)온 것이다.
"갈 데가 없었어."
아니, 그 큰 성전을 두고 갈 데가 없다니, 하겠지만 그 선배의 말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 선배는 (내 생각으로는)7,80년대식의 올드설교를 하시는 담목의 예배시간을 잘 견디며 성실하게 교회를 다니고 있다.
사랑의 교회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소송 기사를 읽으면서 판사의 말에 가슴을 치고 있는 신새벽이다...
...지난 3월 13일은 이 소송의 세 번째 변론 기일이었다. 이날은 특히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김 아무개 집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날이었다. 김 집사는 작년 PD수첩 방영 때 출연해 사랑의교회와 오정현 목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다. MBC 측과 사랑의교회 측은 각각 60개의 질문을 준비했다. 약 2시간 동안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좁은 법정에 갱신위 교인들과, 교회 측 주연종 부목사, 박 아무개 사무처장 등 직원 및 교인들이 40명 넘게 모였다. 자리가 모자라 서 있는 사람도, 그냥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혀를 차거나 한숨을 쉬었다. 법정 안은 양측 교인들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으로 팽팽한 긴장 상태였다. 판사도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올 줄은 몰랐는지, 방청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공손하게 말했다. 판사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시작되기 전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소송을 제기하셨는데, 한편으로 판사 입장에서 보면 무슨 실익이 있을까 싶어요. 지면 타격이 클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이긴다고 해서 과연 명예가 회복될 것인지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거든요. 굳이 소송을 제기해서 끝까지 가려고 한다면 재판부로서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수밖에 없지만…. 재판이 한계가 있거든요. 진실을 다 밝힐 수는 없어요. 증거 법칙에 의해 증거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결론이 일반 세상에서는 통용될 수도 있겠지만, 과연 여러분과 같이 신의 영역과 관련한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서 주제넘지만 말씀을 드렸습니다." 법정에 있던 사랑의교회 교인들은 아마 속이 뜨끔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판사의 완곡한 충고는 한때는 모두 사랑의교회 교인이었던 사람들을 더욱 부끄럽게 만들었다. "소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원수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들은 다 같은 교회에서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잖아요. 서로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한다고 하고 있을 거예요. 근데 '내 뜻이 꼭 하나님의 뜻이다' 이런 확신을 인간이 할 수는 없잖아요. 상대방이 하는 게 하나님의 뜻일 수도 있는 것이고. 나를 깨우쳐 주기 위해서일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서로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뜻에 반한다고 해도 서로 존중하고 좋은 방향을 찾아가는 재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판사는 재판을 시작하기 앞서 사랑의교회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한 취지도 지적했다. 그는 "원고의 소장을 보면 방송 내용 중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허위라는 건지 모르겠다. 또 방송 내용이 원고 교회의 명예를 훼손한 것과 원고 오정현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다를 텐데, 청구 취지를 보면 두 개를 뭉뚱그려 놨다"고 말했다. 교회 측 변호사가 오 목사는 교회의 대표자이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답하자, 판사는 "그렇다고 해도 둘은 엄연히 다르다. 이렇게 적는 건 부적절하다. 목사라는 것도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지, 교회가 목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 "아멘"이라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이하 생략. 목까지 튀어나오려고 하는 나의 한탄도 비명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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