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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설, 2015

해피 이스터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5. 4. 5.

(오늘, 부활절 아침, 교회에 가려고 화장을 하다가 문득

짧은 시 하나 손끝에서 흘러나왔다

좀 슬프긴 하지만 흘러나왔으니 흘려내보내야지)

 

 

해피 이스터

 

 

아버지

우연히 슬프고 싶어요

어느덧 부활절 이런 거 말고​

밤새 매달려 있던 나무에서 내려와

긴 머리를 바다에 헹구는 것처럼

줄줄 흐르는 슬픔 말고

오늘은 부활절! 하고 창을 여니 아직도 블러드 문

아버지 멀리 계시네

끝없이 헤엄쳐 가시네​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세요

많이 웃고 조금 울게 해 주세요

우연히 슬프게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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