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활절 아침, 교회에 가려고 화장을 하다가 문득
짧은 시 하나 손끝에서 흘러나왔다
좀 슬프긴 하지만 흘러나왔으니 흘려내보내야지)
해피 이스터
아버지
우연히 슬프고 싶어요
어느덧 부활절 이런 거 말고
밤새 매달려 있던 나무에서 내려와
긴 머리를 바다에 헹구는 것처럼
줄줄 흐르는 슬픔 말고
오늘은 부활절! 하고 창을 여니 아직도 블러드 문
아버지 멀리 계시네
끝없이 헤엄쳐 가시네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세요
많이 웃고 조금 울게 해 주세요
우연히 슬프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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